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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이 웹툰 줄거리를 읽었을 때 저는 고민이 이해가 안 됐습니다. 안정적인 태섭이 있는데 왜 갈팡질팡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곱씹어 보니 제가 20대 초반에 연애를 전혀 몰랐던 시절의 저를 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JTBC 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의 원작 웹툰, 줄거리부터 결말까지 제 경험과 함께 풀어봤습니다.
드라마 원작 웹툰, 어떤 이야기인가
저도 처음엔 그냥 흔한 삼각관계 로맨스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원작 웹툰을 파고들수록 이건 단순한 연애물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주인공 이의영은 34살 직장인입니다. 꿈보다 현실을 선택해온 사람이에요.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둘이 살면서 장학금 많이 주는 대학, 연봉 높은 직장을 골라 사회에 맞춰왔죠. 매일 불편한 정장을 입고, 잘 못 마시는 술을 회식 자리에서 억지로 마시며 살아온 캐릭터입니다.
그런 의영 앞에 두 남자가 등장합니다. 한 명은 소개팅남 송태섭. 스펙도 나쁘지 않고 나이도 비슷한 안정형 남자입니다. 처음에는 딱히 설레지 않아 거절했는데, 알고 보니 1억이 넘는 벤츠 S클래스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었죠. 또 한 명은 신지수. 소개팅 자리에 친구 대신 나왔다가 의영과 통하게 된 가수 지망생이자 편의점 알바생입니다.
웹툰에서 드라마로 각색되면서 태섭은 영업사원에서 공방 스튜디오 대표로, 지수는 편의점 알바생에서 연극배우 겸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설정이 바뀌었습니다. 직업의 결이 조금 달라졌지만 두 남자가 의영에게 주는 감정의 온도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이의영: 34살 직장인, 현실에 맞춰 살아온 주인공
- 송태섭: 안정적·성실형,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
- 신지수: 설렘·자유형, 가수 지망생 알바생
- 드라마: 태섭→공방 대표, 지수→연극배우로 각색
두 남자 사이, 핵심은 감정 설계의 차이
제가 직접 겪어보니 연애에서 '설렘'과 '안정감'은 생각보다 전혀 다른 감각입니다. 20대 초반에 저는 잘 안 맞는 부분으로 싸우면서 만나는 친구들을 이해 못 했어요. 근데 막상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나서는 안 맞는 부분을 맞추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때 사랑이 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웹툰에서 신지수와 함께할 때 의영의 감정은 전형적인 도파민 연애(Dopamine Romance)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도파민 연애란 상대와 함께할 때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고, 놀라고 설레는 자극이 큰 관계를 말합니다. 지수는 의영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래방에 데리고 가고 오토바이를 태워주는 식으로 분위기를 확 바꿔버리는 사람이었죠.
반면 태섭은 옥시토신 연애(Oxytocin Romance)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해 함께 있을 때 차분하고 편안해지는, 신뢰 기반의 관계입니다. 태섭은 먼저 분위기를 주도하지 않아도 의영의 이야기를 잘 들어줬고, 의영의 엄마가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져 수술을 받는 위기 상황에서 집도 안 가고 밤새 병원에 남아있었습니다.
저 같아서는 솔직히 이 부분에서 이미 답이 나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경험상 내가 가장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결국 진짜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물론 그게 꼭 맞는 공식은 아니겠지만요.
지수의 자작곡 '갈색머리 속물'에서 의영과의 만남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던 장면은 드라마에서도 꽤 울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의영이었다면 아마 고민도 안 하고 태섭을 선택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드라마 스토리가 진행이 안 됐겠지만요. 20대 초반이었다면 지수의 에너지에 끌렸을 수도 있지만, 34살의 현실을 아는 나이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니까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선택을 애착 유형(Attachment Style)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애착 유형이란 어린 시절 주요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대인관계 패턴으로, 성인의 연애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입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의영이 안정적인 태섭에게 끌리는 것도 결국 불안정했던 성장 환경 속에서 형성된 필요가 반영된 것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결말, 그리고 현실 연애에 적용해 보면
결말은 태섭입니다. 의영은 결혼을 전제로 태섭과 만나겠다는 선택을 하고, 드라마는 두 사람의 결혼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때 느낀 건, 의영의 마지막 독백이 꽤 현실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태섭과 결혼하면 드라마 같은 낭만은 없을 것이고, 싸우는 날도 있을 것이고,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날이 이어질 거라는 걸 의영 스스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이 사람을 믿고, 무엇보다 내 선택을 믿겠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사랑이라는 게 딱 맞는 퍼즐처럼 서로 완벽히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직접 겪어보니 사랑은 안 맞는 부분을 맞춰가는 과정이기도 하더라고요. 남자친구와 싸우면서 '왜 만나지'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 사람이 힘들 때 제 옆에 있어준다는 사실이 그 물음에 답이 됐습니다.
한편 지수는 결말에서 음원 차트를 장악하는 가수가 됩니다. 의영이라는 존재가 그를 현실과 마주하게 만든 계기였죠. 실연이 꼭 패배가 아니라 성장의 트리거(Trigger)가 된 셈입니다. 트리거란 특정 반응이나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를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지수가 의영을 향한 마음이 자신을 직접 행동하게 만든 결정적 동기가 됐다는 뜻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파트너와의 관계가 삶의 만족도와 심리적 웰빙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NCBI -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설레는 감정이 나쁜 게 아니라, 그것만이 기준이 될 때 문제가 생기는 거겠죠. 의영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드라마 결말은 누구를 선택하나요?
A. 주인공 이의영은 최종적으로 송태섭을 선택합니다. 엄마의 수술 위기 상황에서 밤새 곁을 지켜준 태섭의 진심을 확인한 후, 의영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자고 먼저 고백합니다. 드라마 두 사람의 결혼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Q. 드라마와 웹툰 원작의 차이가 있나요?
A. 큰 틀의 스토리는 유사하지만 인물 설정에 차이가 있습니다. 웹툰의 송태섭은 영업사원이지만 드라마에서는 공방 스튜디오 대표로, 신지수는 편의점 알바생 겸 가수 지망생에서 카페 아르바이트생 겸 연극배우로 바뀌었습니다. 두 사람의 소개 경로도 웹툰은 각자 어머니와 이모의 주선이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의영의 상사가 연결해주는 설정입니다.
Q. 신지수 캐릭터는 결말에서 어떻게 되나요?
A. 의영과의 관계에서 자극을 받아 새엄마의 도움을 받아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결국 음원 차트를 장악하는 가수로 성장합니다. 실연이 오히려 지수가 꿈을 향해 직접 움직이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Q. 송태섭의 벤츠는 본인 돈으로 산 건가요?
A. 태섭의 벤츠 S클래스는 아버지가 타다가 물려주신 차입니다. 태섭의 부모님은 꽤 유명한 닭발집을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의영이 처음에 차를 보고 재력을 가늠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배경이 있는 셈이죠.
결론
제 경험상 연애는 처음에 기대하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이 많이 다릅니다. 20대 초반의 저는 딱 맞는 사람이 있으면 싸울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랑을 해보고 나서야 안 맞는 부분을 맞추고 싶어지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의영의 이야기가 공감을 얻는 건 그 갈팡질팡이 사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렘을 포기하는 것 같아 아쉽고, 그렇다고 불안정한 미래를 선택하기는 두렵고요. 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웹툰 결말을 미리 알고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원작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드라마를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테니까요.